
'딜리셔스 샌드위치'
1.
중고서점에서 제목에 이끌려 목록을 보니 더욱 읽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바라는 삶을 제법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특이한 게 아니구나 다독였다.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을 컨텐츠가 다양해야 하고, 스토리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선택이 존중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나부터 주변을 편견 없이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2.
마지막 장을 덮고나서 2008년에 지은 책임을 알았다.
이 사람 뭐지? 예언가야? 싶었던. 나와 같이 혼란스러운 존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맞다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책이다.
실은 문화인을 높게 평가하며,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문화인이란 특별하지 않았다.
어쩌면 책이 써진 년도를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하지 않는 면도 문화인일지도.
3.
27p
언뜻 보면 명품매장이 갤러리를 쫓아내고, 돈이 예술을 몰아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뉴욕의 예술문화가 뉴욕의 땅값을 올리고 뉴욕의 거리를 사치스럽게 만들고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면서 뉴욕의 경제를 만들고 있는 한 단면입니다.
문화의 자리에 돈이 들어서고, 뉴욕의 문화가 뉴욕을 먹여 살리고 있는 흔적입니다.
46 ~ 48p
이렇게 미국의 대중문화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조금 바꾸고 새롭게 리바이벌하고, 또 비틀고 뒤집으며서 문화 브랜드를 관리하고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략)
미국 대중문화를 보면서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받는 한국의 직장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배웁니다.
문제는 창조가 아니고 재창조입니다.
60p
유튜브나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과 같은 웹 2.0의 키워드가 공간을 만들면 사람들은 지식과 토론과 느낌과 감상과 자신들의 생활양식으로 그 공간을 채웁니다.
(중략)
그래서 이 거대한 나라에서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주어진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스토리 제조 능력과 문화적 마인드가 없으면 그 누구도 발언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중략)
🔥빈약한 상상력과 콘텐츠 부족이 한국 IT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64p
제품의 기능이나 서비스의 질 그 자체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담고있는 시대정신과 스토리와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고자 합니다.
문화를 사고, 문화적인 것이 배어 있는 것을 사고 싶어합니다.
81p
회사는 창의력 있는 인재를 잘 골라 채용하면 됩니다.
(중략)
문화적 마인드는 기업의 몫이 아니라 직장인 각자의 몫 아닐까요?
93 ~ 94p
지식의 저주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해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중략)
"가장 좋은 조직은 기업을 혁신할 수 있는 권한이 최고위층이 아니라, 소비자들과의 경계에 한발 더 가까이 있는 일반 직원들에게 있는 조직"이라고 합니다.
(중략)
그래서 이제는 CEO도 '경영전문가'가 아니라 오히려 '경영편집자'인 시대입니다.
102p
여러분은 어느 쪽의 미래가 더 밝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답은 나이 불문하고, 월급 받으면 좀 쪼개서 문화에 적금 들고, 자신의 문화적 감성에 투자하는 사람들입니다.
110p
🔥회사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라고는 고작해야 텁텁한 자판기커피 한 잔이나 비상계단에서 눈치 보며 피우는 담배 한 대가 전부인 직원들이, 노천카페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이들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118p
한국의 샌드위치에는 연령이나 물리적 경계선이 없습니다. 저마다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눌려 있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119p
경쟁에서 밀리는 제품과 서비스와 제도는 승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발전을 합니다.
(중략)
문제는 그 부상자들을 함께 보듬고 가는 것이지, 부상자를 안 나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120 ~ 121p
그런데 이 샌드위치라는 단어가 뉴욕에서는 꿈을 담은 말입니다. 맨해튼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스몰 런치, 빅 디너'입니다.
(중략)
열심히 일한 자의 저녁은 아름답습니다.
(중략)
🔥'샌드위치 한국'이 '딜리셔스 한국'이 되려면, 관건은 문화경쟁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중략)
문화적 언어로 소통되는 문화제국에서 생산성은 얼마나 유연한 문화 환경과 콘텐츠를 가졌느냐에 의해 좌우됩니다.
128 ~ 129p
한국이 샌드위치신세를 벗어날 걸출한 상상력과 문화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데올로기 갈등이나 지역감정 같은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세대 간 문화소통이 꽉 막힌 '문화적 세대차이' 때문입니다.
(중략)
문화적 마인드가 있으면 후배들에 대한 열등감은 사라질 것입니다.
선배 세대에 대한 피해의식도 덜하겠지요.
문화는 나이가 들어도 퇴출돼야 할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게 해주는 특효약입니다.
132 ~ 134p
나이 들수록 문화현장과 가깝게 있어야 합니다. (중략)
문화적 깊이가 있는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137p
할인점 데려간 아빠, 갈비 사준 아빠가 무에 그리 엄청난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림을 알게 해 준 아빠' '아이스하키를 배우도록 응원해 준 아빠'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게 남을 겁니다.
140p
'내 자식은 나보다 좀 더 드라마틱한 삶, 좀더 창조적인 삶을 살면서 좀더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게 아니라 '나보다 더 안일한 삶, 느슨한 삶을 살기 바란다'는 얘깁니다.
그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극도로 보수적인 마음가짐이 진짜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부모가 좀 편해지자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142p
사람들은 지식집약적인 노동을 컴베이어벨트의 단순노동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지식노동이 단순노동이 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144p
문화적 마인드의 본질은 "당신, 해봤어?" "얼마나 해봤어"식의 질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 그것은 오히려 안 해보고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성'에 있습니다. 다른 문화, 새로운 것, 비주류에 대한 포용력과 호기심 말입니다.
(중략)
강호동 씨는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배운 것 없이 방송에 뛰어들었습니다. 못 배워 좋은 점은 '똥고집'이 없다는 것이죠. 백지를 내보이고 '알아서 잘 칠해주십시오'라고, 저 자신을 완전히 맡겨버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백지처럼 흡수해 소화하고, 자기 식으로 변형한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마인드는 바로 이렇게 '똥고집'을 없애는 겁입니다.
🔥153p
20대여, 자기만의 연구실을 갖자
170p
카리스마가 눈곱만큼도 없어야 진짜 카리스마가 나온다는 얘깁니다.
완장을 벗어던져야 진짜 권위가 나옵니다.
대신 글을 써야 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리더십은 군기를 잡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짜 리더십은 진실된 메시지와 소통의 과정에서 나옵니다.
174p
명문도 아닙니다.
뛰어나게 잘 쓴 글이 아닙니다.
평이합니다.
그러나 명문입니다.
사리가 명백하고 뜻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믿음이 갑니다.
198p
확신을 갖고 한 가지를 자신 있게 얘기하는 부하가 믿음직스럽습니다.
202p
'완성이란 아무것도 덧붙일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더 떼어낼 것이 없을 때 오는 것'
출처: 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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