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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_일상과 생각

낮과 밤이 반복되는 이유

 

 

 

 

밤만 되면 되살아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왜 그렇게 밤이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밤에는 그렇게 하루가 아쉽고, 미련이 남고, 그리운 것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나의 하루가 다 소멸했다는 끝의 고통을 매일 감내했던 것 같다. 

 

어느 날도 마찬가지로 질끈 눈을 감고, 그저 빨리 아침이 오기를 바란 밤이었다.

문득 '낮과 밤은 매일 반복되는데, 이렇게 밤을 두려워해서는 반쪽짜리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생겼다. 

낮과 밤은 마치 짧은 인생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젊음이 낮이라면, 밤은 나의 노년기일지도?

하루의 끝을 두려워하고, 소중히 맞이하지 못한다면, 감히 인생의 끝자락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신하겠는가? 

 

뜻대로 잠이 오지 않던 찰나에, 한 번 이 밤의 두려움에 맞서보기로 생각했다.

 

'나는 왜 밤이 무서울까?'

 

'하루가 다 가서... 후회가 남아'

 

'왜 후회가 남니?'

 

'낮을 소중하고 알차게 보낸 것 같지 않아...'

 

'할 일도 다 끝냈잖아. 그래도 아쉽다는 건 네 욕심 아닐까?'

 

'.... 그래 욕심이 너무 많으면, 하루가 500시간이어도 늘 모자라고 아쉬울 수 있겠구나...'

 

지금도 여전히 밤보다 낮을 좋아하지만, 조금씩 밤이 두렵지 않을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다행히 낮과 밤으로 이뤄진 하루는 1년에 365번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수십 년간 반복되고 있다. 

어제의 하루가 엉망이어도, 매일 리셋되는 인생이 주어진다.

그렇게 매일 새로운 인생을 연습하다보면, 내가 그리는 인생의 끝을 마주하게 될지도.